맥도널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찾아오는 손님들에 사연을 가득 품었다. 하루 24시간으로도 모자랄 정도로 문을 열고 닫는 시간 없이 분주히 움직인다.
맥도널드는 또한 한인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만큼 많은 이들이 약속 장소 중에 하나로 이용된다.굳이 커피 한잔을 마실 일이 아니더라도 넓은 주차장과 도심과 맞닿는 접근 용이한 교통 요새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터미널 같은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데 손색이 없다.
일할 장소로 이동해 가기 위해 오늘 맥도널드 주차장을 만남의 장소로 택했다. 일찍 서두른 탓에 십여분 가량 여유의 시간이 남아 있다. 때마침 사장님도 만나기로 한 장소에 일찍 도착하셨다.
"커피 한잔 드시고 가실까요"사장님의 제의에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아침시간임에도 Homeless (집 없는 사람)로 보이는 사람들이 초췌한 모습으로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졸고 있었다.
"커피는 어떤 것으로 드실까요" "저는 Triple Triple medium-size로 먹겠습니다". " 주문해서 커피 받아 갈 테니 자리 잡고 앉아 계세요"나는 출입문과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주문을 받고 있는 직원이 사장님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장님은 지갑에서 꺼내어 든 것은 다름 아닌 신분증이었다. "커피 사는데 웬 신분증이 필요할까" 잠시 후 사장님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커피 두 잔을 양손에 들고 오셨다.
" 시니어 커피를 주문했더니 직원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네요. 제가 젊어 보이긴 하나 봐요"사장님은 너털웃음을 내보이셨다.
" 사장님 연세가 65세가 넘으셨어요 제가 보기엔 전혀 그렇게 안보이시는데요"사실 나는 사장님과 며칠째 일을 같이 해오면서도 나이뿐 아니라 사소한 것들마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다른 문화. 스포츠 관련 시설을 이용할 때에는 시니어 나이 기준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맥도널드는 55세부터 시니어라고 하네요 "
"아! 그래요?"
듣던 중 처음이다.듣는 순간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아직도 캐나다 생활문화 정보와 관련되어 잘 모르는 탓도 있겠지만 , 나이와 관련되어 단 한 번도 민감한 반응을 느껴보지 못한 이유가 충격으로 전이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도 시니어!!"달갑지 않은 호칭임에는 틀림없다. 젊어지는 일은 분명 욕심이고 희망사항일 뿐임을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 사장님이 경험한 일처럼 종업원들 눈에 " 나이에 비해 젊게 보인다. 그래서 나이를 재차 확인한다" 시니어에게 주어지는 할인 혜택보다도 덤으로 얻어낸 행복한 비명은 아니겠는가, 방금 전 내가 시니어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충격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어수선해졌던 머리를 다시금 가다듬어 본다.
맥도널드는 1940년대에 창업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아직 한세대가 지나지 않은 고령의 80세 기업은 55세 연령부터 노인으로 인정해 혜택을 주었다.
새해는 모두가 작심삼일지라도 소망 하나쯤은 품어간다. 그중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최우선으로 소망에 포함시켜간다.나 역시도 예외 없이 좀 더 젊어져 보일 수 있는 꿈을 소망으로 설정했다. 그런데 오늘 맥도널드에서 노인으로 등극시켜 주었다는 새로운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백세 인생의 시대,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기나긴 세월을 염두에 둔다면 시니어 할인 혜택을 일찍부터 부여해준 맥도널드는 고마운 기업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너무 빨리 노인으로 인정해준 것에 희비가 엇갈린다.
연일 비가 내리던 날씨와는 달리 모처럼 오전 겨울 햇살이 포근하다.맥도널드로 발길을 옮겨갔다.
"시니어 커피 한잔 주세요" 커피를 주문했다. 이윽고 기대와는 달리 아무 말 없이 커피 한잔을 내어주었다.커피맛이 쓰디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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