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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일상에서 마주한 소박한 친절과 성경 구절 한 구절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선물의 가격이 비싸고 싸고의 차이도 있겠지만, 설령 물질적 가치는 없을지라도 정성이 담겨 있다면 그 안에는 또 다른 특별한 의미가 깃든다.​​아내는 오늘 토요일 아침 평일 미사에 다녀오더니 봉투 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내밀었다. 처음에는 성당에서 무슨 상장이라도 받아온 줄 알았다. 어느 캐나다인 노인 신자 할머니가 건넨 선물이라고 했다. 그 종이는 할머니의 딸이 연세 드신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어머니가 성당에서 만날 교우들에게 나누어주라며 직접 그림을 그리고 손으로 써서 만들어준 성경 구절 카드였다. 종이에는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사랑에 관한 구절이 새겨져 있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견뎌.. 2026. 9. 21.
캐나다 공원 피크닉에서 아프가니스탄 이웃에게 받은 숯불 꼬치 한 자루, 그리고 향신료의 벽 어제는 모처럼 산책 대신 배낭에 음식을 챙겨 들었다. 공원 내에서 불을 사용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피크닉장을 찾은 것이다. 삼겹살은 야외에서 구워 먹어야 제맛이고, 캠핑 기분을 내는 데 이만한 음식도 없다. 아마 야외로 나설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챙기는 먹거리 중 하나가 삼겹살이 아닌가 싶다.다른 날과 달리 피크닉 테이블마다 자리가 차 있었는데 다행히 빈자리가 하나 남아있었다. 캐나다의 가장 큰 특징은 인종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다민족 국가이다 보니 겉모습만으로는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인지 구분하기 힘들 만큼 다채로운 이웃들이 모여 산다. 우리가 한참 정신없이 삼겹살을 구워 먹고 식사를 마무리할 때쯤, 건너편 옆 테이블에서는 숯불에 무언가를 열심히 굽고 있었다. 대가족이 함께 온 .. 2026. 9. 17.
밴쿠버 주택가 길거리에서 발견한 '수상한 나무상자'의 정체 해외 출장을 떠난 며느리의 부재로 혼자 식사를 챙겨 먹을 아들이 안쓰러웠는지, 아내는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음식을 정성껏 만들었다. 아내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을 들고 우리 부부는 차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아들의 집을 도착했다.챙겨 온 음식을 전달하고 오랜만에 아들의 반려견과 함께 동네 한 바퀴 산책에 나섰다. 밴쿠버의 이 정겨운 주택가는 여느 대도시의 거대하고 차가운 빌딩 숲과 달리,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멋을 품은 동네이다.집 앞마당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묻어난다. 알록달록 계절 꽃을 정성스레 키워낸 집부터 아기자기한 정원 소품으로 꾸민 집까지, 걸음마다 소소한 볼거리를 선사한다.천천히 걷던 길 옆, 인도 한쪽에 서 있는 작고 낡은 목조 구조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오랜 세월 비바람과 눈보라를.. 2026. 9. 15.
​"요즘은 계좌번호까지?" 한국 모바일 청첩장 보고 깜짝 놀란 캐나다 이민자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손에 선물 봉지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봉투 속에는 투명한 유리관에 깔끔하게 담긴 배양산삼 세 뿌리와 바삭하게 눌린 누룽지 한 봉지가 들어있었다. "이게 다 뭐야?" 하고 물었더니, 지인 딸의 결혼 답례품이라고 했다. 배양산삼과 누룽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에서 직접 들어온 제품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해외에 사는 한인들에게 고국산 제품만큼 반갑고 실패 없는 선물도 없다. 이웃의 건강을 바라는 기원에 은근한 고국의 향수까지 담아 누룽지와 산삼을 고른 혼주의 지혜와 배려가 느껴졌다.사실 캐나다에서는 지인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한국과 같은 전문 예식장이 없어, 격식과 정해진 절차를 갖춘 화려한 예식 풍경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곳에서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나 야외 정원.. 2026. 9. 7.
[캐나다 Cultus Lake] 컬터스 레이크 공원 가볼 만한 곳 및 주차 정보 안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퇴직 후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지극히 익숙해지는 풍경이다. 그런 반복되는 일상과 익숙한 집 안의 분위기가 가끔은, 혹은 문득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거창한 목적지가 있어서가 아니다. 지난 주말, 매일 걷던 루틴을 뒤로하고 익숙한 동선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하지만 막상 집 밖으로 떠나는 일은 왠지 부담으로 작용하곤 한다. 그래서 집 밖으로 발걸음을 밀어낼 때, 문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그것을 '아웃도어'라 부르는지도 모른다. 여행이든 외출이든 문밖을 나서는 모든 행위에 굳이 거창한 정의를 내릴 필요는 없다. 그저 일상의 궤도를 잠시 벗어나는 것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오늘 하루 길을 나서는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다.소풍을.. 2026. 9. 4.
묵은 쥐포 요리법,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매콤 쥐포무침 레시피 [사진] 냉동고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쥐포 한 봉지한국에 살 때를 돌이켜보면 냉동고는 말 그대로 남은 음식을 잠시 얼려두거나 얼음을 굳히는 가전제품 본연의 역할이 전부였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살아가는 우리 집 냉동고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오랫동안 보관하며 아껴 먹어야 할 한국 식재료들이 칸칸이 들어차 있는, 말 그대로 '고국의 향수를 꽁꽁 얼려둔 보물창고'에 가깝다.해외 살이를 하다 보면 한국에서는 흔하던 건어물이나 식재료도 이곳에서는 쉽게 구하기 어렵거나, 한인 마트에 가더라도 가격이 제법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 다녀올 때 가져온 귀한 먹거리들을 냉동고 깊숙이 넣어두고 오랜 시간 아껴가며 먹게 된다. 자연스레 냉동고는 고국의 맛과 시간을 묶어두는 고마운 공간이 된다.오늘은 아내도 .. 2026.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