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8일 월요일 -자동차 여행 (6일 차) 프랑스 리웅→이탈리아 토리노 (312km.4시간)→이탈리아 제노바(173km. 2시간 30분) → 총 이동거리(485 Km.6시간 30분)
프랑스 리웅에서도 우리 가족은 평상시와 비슷한 이른 새벽 시간에 일어났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새벽 5시 최종 목적지인 제노바를 향해 출발하기로 했다. 해가 쉽게 아침을 내어 주지 않는 겨울날씨 때문에 밖은 아직도 오랜 시간 어둠이 세상을 붙잡고 있다. 일출 시간까지는 두세 시간 남아 있어 아쉽게도 주변 풍경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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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바 중간 지점에 토리노를 경유지로 추가했다. 토리노 도착까지는 주유를 한번 더 해야 할 상황인데 아차 하는 순간에 휴게소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다음 주유를 찾기 위해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휴게소가 아닌 주유소가 가장 가까운 장소를 탐색했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오올스 (Oulx)라는 작은 마을을 만날 수가 있었다
도시의 명칭보다는 아담한 면소재지 정도 크기의 전형적인 유럽의 산골마을이다. 강원도 어느 작은 마을의 정서를 닮아 있었다. 한참 학생들이 등굣길에 빠른 걸음을 하고 있다. 목적한 주유를 끝내고 나니 긴장했던 마음이 풀린다. 아침인데도 깊은 산중의 마을이라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겨울 아침이다. 주유소 길 건너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카페로 들어섰다. 동네에서는 제법 소문난 카페인 듯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벼났다. 간단히 빵과 커피로 아침을 대신했다. 주유를 위해 선택되지 않은 곳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찍고, 또다시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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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경유지인 토리노에 들러 가장 볼만한 여행지중 하나인 토리노 왕궁( Palazzo Reale)을 방문했다. 왕궁의 유래를 살펴보면 17세기 프랑스의 크리스틴 마니가 시집을 오게 되자 왕비를 위해 지은 궁전이 바로 토리노 왕궁이라고 한다. 건물의 웅장함도 웅장 함이지만, 크리스틴 마니의 모습과 성품은 어땠을지가 순간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최종 목적지인 제노바에서 모처럼 해산물과 함께 한국음식을 조리해 먹을 계획을 세워 놓았다. 왕궁 투어를 끝나고 근처에 한국 식품점을 찾는 일이 최우선이 되었다. 다행히 왕궁 근처에 한국 마트는 없었지만, 대신 아시아 마켓이 검색되었다. 마켓을 찾아 들어갔다. 주인은 중국인 이민자인 듯하다. 최소한 햇반. 라면. 정도는 생각하고 왔는데 한국 식품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신라면정도 이외에는 별다른 품목이 없었다. 결국엔 달랑 라면 4 봉지만 사가지고 나와 제노바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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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운행 끝에 최종 목적지인 이탈리아 제노바에 도착했다. 지명이 스위스 제네바와 혼동을 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 제노바는 미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아들은 이번에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호텔이 아닌 민박 아파트를 예약해 놓았다. 모처럼 취사가 가능한 곳을 선택한 것이다. 긴 유럽 여행이다 보니 취향에 맞는 음식을 조리해서 먹고 싶은 마음에서 이다. 아파트 주방에는 취사도구는 물론 양념까지 불편함 없이 갖추어져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항구로 나가 해산물을 사가가고 오는 일만 남았다. 모처럼 해산물을 먹을 생각에 마음부터 들떠있다.
아내가 제노바를 오기 하루전날 해산물 마트를 미리 검색해 놓았다. 숙소에서 나와 미리 검색해 놓은 해산물 마트로 향해 걸어갔다. 해산물 마트가 현지점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고 내비게이션이 위치를 알려 왔다. 한국에서 온듯한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두 명도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그녀들도 아마도 해산물 마트를 향해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네이비게이션이 도착 현장에서 종료를 알려왔다. 도착지 주변은 창고 용도로 보이는 건물이 전부이다. 건물 앞으로 다가서자 약간의 비릿한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건물에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간판도 걸려있지 않은 것을 보면 도매를 위한 저장 창고 용도는 아니었을까 추측이 된다. 결국 네이비게이션에 의존했던 것이 오류가 되고 말았다. 아마도 옛날 정보가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정보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허탈한 감정을 가지고 숙소 쪽으로 발길을 옮겨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과일. 계란과 물을 준비했다. 마트 주인에게 해산물 시장이 있는 위치를 물어보았더니 이곳에는 해산물을 파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한다. 항구도시하면 당연히 해산물 공판장은 물론 식당가도 많을 것이라는 한국 항구 도시를 연상했던 것이 잘못 판단한 이유가 되었다. 크루즈가 정박되어 있는 항구 부두에도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게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이곳도 상황은 한국 항구와는 달랐다. 바다 근처마저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큰 기대감속에 왔는데 가족 모두 많은 실망을 한 표정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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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포기하고 숙소로 들어왔다. 장시간 피로감에 휴식도 필요했고 저녁으로 라면 정도도 이곳에서는 특별한 음식이 될 것 같았다. 라면을 끓이는 것은 내가 담당했다. 재료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조리방법 없이 단순하게 물만 넣고 라면을 끓여 먹는 것 밖에는 없었다. 라면의 맛은 우리가 산행이나 캠핑장에서 맛볼 수 있는 최상의 맛보다는 우위이다. 맛에 색깔을 입히자면, 또 다른 맛, 그 맛이다.
저녁 밥상에 우리가 계획했던 해물이 올라오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다행히 라면이라는 식재료라도 준비가 되어 특별식으로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 수가 있어 다행한 일이다. 오늘 먹은 라면의 맛은 영원히 입맛에서 지울 수 없는 추억의 맛으로 남아져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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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승용차를 이용해 부산을 여행을 했었다. 그때 부산의 느낌이 지금 제노바의 느낌과 흡사하다. 항구 도시라는 느낌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때도 여행지에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항구에서 제일 높은 곳을 올라가기로 했다. 항구 주변의 주택은 대부분 산 위까지 점거를 했다. 가파른 길을 걸어서 오르기에는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하는 까닭에 주민들은 레일을 설치 전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최종 정상 주거지까지 거리는 1.8Km. 소유시간은 20분가량 소유되었다. 정상에 도착하여 밑을 내려보았다. 한눈에 제노바 항구도시가 내려다 보인다. 한눈에 항구의 야경을 담아버렸다. 여행 중에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을 사진을 찍어도 실제와 다른 느낌에 실망을 할 때가 있다. 눈만큼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은 눈이 보배라 비교적 눈에 담는 일에 치중했다.
제노바에서의 여행은 어떠했습니까, 소감을 묻는다면. 콜럼버스의 고향의 전기를 이어받아 신대륙 같은 새로운 땅을 발견한 느낌으로 소감을 대신하려 한다. 하지만, 끝까지 아쉬움이 있다. 한국의 항구처럼 해산물이 있는 항구도시였으면 더없이 좋은 여행지가 되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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