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일요일 →여행 5일 차
오늘 하루의 일정은 리옹 시내를 중심으로 한 투어이다. 리옹을 여행지로 정하게 된 이유는 아내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소설에 나오는 어린 왕자 동상을 가보고 싶다고 하여 리옹을 여행 계획을 잡았다.
오늘은 차를 운행하지 않고 도보와 전철.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오늘도 일찍 아침을 시작했다. 전철로 이동 벨쿠르 광장에 도착했다. 벨쿠르 광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보행자 도시 광장 중 하나라고 한다. 이곳에 어린 왕자 동상이 있다고 하여 찾아왔지만, 광장중앙에 동상이 공사로 인해 천막으로 덮어져 있었다. 목적했던 리옹 여행의 주된 계획 중 하나가 결국 불발탄 된 셈이다.
천막에 덮여 있던 그 장소가 어린 왕자의 동상이 아닌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어린 왕자 동상이 나무에 가려져 있고 크기가 생각보다 작아 많은 여행객들이 동상을 찾지 못하고 리옹을 떠난다고 한다. 우리도 동상을 찾지 못하고 떠나는 그 많은 여행객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우리는 이미 리옹을 벗어나 다시 이탈리아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다음 행선지를 옮겨가기 위해 전철에 탑승했다. 전철 안에서 버스킹이 연주를 하고 있다. 아들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싶으면 버스킹에게 돈을 미리 주고 촬영을 해야 건전한 여행문화가 된다고 귀띔한다. 적은 돈이지만 관객으로서의 성의를 전달하고 짧은 동영상에 들어갔다.
전철에서 내려 산 위를 올려다보았다. 산의 일부를 가득 메운 푸비에르 노트르담 성당(Basilique Notre-Dam de Fourvière)이 보인다. 1870년 첫 번째 돌을 쌓고 1897년 대성당이 축성되었다고 한다. 대성당은 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랜드 마크 중 하나이며 리옹시의 상징 중 하나이다. 성당에는 매년 약 2 백만 명의 관광객이 성당을 방문한다고 한다.
20분가량을 비탈진 길을 등산하는 기분으로 걸어 성당에 도착했다. 성당에는 때마침 일요일이라 미사 중에 있었다.
성당내부를 잠시 들여다보고 외부로 나와 시내 관경을 내려다보았다. 좌측에는 푸비에르 노트르담 성당 부속 건물에 카페가 하나 보였다. 카페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커피를 마시면서 리옹의 도심을 한 번에 눈을 담아갈 수 있는 곳이다. 성당 자체에서 운영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카페는 비교적 한산했고 전망 좋은 자리를 선택, 또 다른 맛과 풍경을 담아갔다.
푸비에르 노트르담 성당에서 내려오면 강을 중심으로 노상상가가 즐비되어있다. 과일을 비롯해 지역 특산물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심지어는 한국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통닭 로스구이도 목격할 수 있었다. 또한 올리브 열매가 많이 나와 있고 종류와 색깔까지도 다양하다.
리옹의 마지막 일정으로 떼뜨 도흐 공원을 선택했다. 리옹 중심부의 론 강 유역에 위치한 117헥타르의 규모의 공원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큰 도시공원이라고 한다. 휴식에 위한 녹지 공간이 여유가 있어 보였다. 특히 동물원, 식물원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식사를 위해 숙소 근처에 맛집을 검색해서 방문했다. 늦은 점심으로 저녁식사에 가깝다. 메뉴에는 한국의 음식으로만 생각해 왔던 육회가 있다. 육회와 해물과 샐러드. 햄버거를 주문했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푸짐하다. 데코레이션을 우선 잘한 것 같다."보기 좋은 떡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그 뜻에 동의할만한 음식의 비주엘이 그러했다. 아침에 오픈해서 저녁 4시면 마감한다. 때마침 시간을 잘 맞추어 간 것 같다. 식당 주인은 중국인 이민자 같아 보였다. 주로 주방 스탭은 현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