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사라지고 있다
캐나다 한인마트에서 시장을 볼 때마다 야채를 사게 된다. 이전에 배추가격은 박스단위로 저렴하게 판매되었지만, 깻잎. 상추는 비교적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을 가졌다. 이번 한국 방문은 여름 내내 있었다. 아마도, 한국의 여름은 내 생애에 제일 무더웠고 길었던 여름은 아니었을까 싶다. 한국에 가면 여름과일부터 시작하여 야채까지도 값싸게 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갔었다. 모처럼 고기나 구워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트를 들려 삼겹살을 구입했다. 삼겹살을 먹을 때 보통 야채가 없는 삼겹살은 기대할 수 없다. 야채 코너에서 상추에 표시된 가격표를 보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그 옆에 놓여 있는 배추는 상추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가격이 급동해 있었다. 더더구나 김장철도 아닌 상황이다. 혹시 잘못 본 것은 아닌가 눈을 의심했지만 눈은 정확했다.
한국에서의 오랜 여름 시간을 보내고 캐나다로 돌아왔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월마트로 시장을 보기로 했다.
매장 야채코너 중앙에 배추가 대형 상자에 가득 담겨있다. 배추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일단, 한국에서의 값비싼 배추가격을 보고 욌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배추의 몸값이 제일 궁금해져 왔다. 상자 하단 부분에 1Kg에 2.80불이라고 가격이 명시되어 있다. 크기는 한국에서 보았던 배추와 대략 비슷한 듯한데 배추 한 통의 무게가 얼마인지 정보가 없어 실질적인 가격 비교를 할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 배추에 대한 검색을 해보았다. 배추 한 통의 무게가 2~3Kg, 또는 2.5~3.5Kg 글에 올라와 있는 내용들이 각기 다른 무게를 제시하고 있어 정확한 기준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마침, 한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을 접속해 본 결과 배추 1통의 무게가 2Kg로 명시되어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배송비까지 포함하면 최종적인 배추가격은 7.350원이 된다. 그렇다면, 직접 마트에 방문을 하면 배송비를 제외한 4.500 정도면 구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검색해 보았다. 생각과는 달리 온라인과 별반 차이를 좁혀가질 못했다. 1통에 7.450원에 판매를 하고 있었다. 물론 온라인상과 다소 중량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사진 이미지상 대략 비슷한 중량으로 보인다. 어쩌면, 온라인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할 수도 있다. 여러 포기를 한꺼번에 구매하면 배송비가 분산되어 실질적인 배추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계산이 나온다. 캐나다 월마트 경우 2kg 배추 한 포기 가격을 환산해 보면 5.500 정도의 가격이 형상된다. 한국에 비해 차이가 있었다.
캐나다 채소 가격은 여름 대비 가격이 다소 상승했다고 한다. 10월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한국에서 여름시기에 판매했던 가격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월등히 싼 가격이다. 캐나다에서 배추는 현지인들에게 사실상 인기가 없는 탓에 좀 더 저렴할 수도 있다. 캐네디언들은 배추 대신 양상추. 양배추가 그들만이 즐겨 찾는 야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배추의 종주국이 한국일 수도 있는 상황 배추가 금가격으로 변신했다는 것이 왠지 씁쓸하다. 물론 길고 무더웠던 여름 날씨 탓으로 작황에 문제가 생겨난 부분이 직접적인 요인이기는 하다.
배추만 탓할 것은 사실상 못된다. 어떤 물가이든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이제 추수를 끝내고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예로부터 김장은 한 해의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은 가정에 큰 행사로 존재해 왔다. 시골에서는 김장철이 되면 부녀자들끼리 품앗이를 하던 정겨운 풍속도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다.
이제는 김장김치를 담그는 일이
가정 경제적으로 압박을 가해온다. 김장에 들어가는 양념 가격 또한 서민들로서는 부담이고, 김치를 담가 먹는 것보다 사서 먹는 것을
고려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김장하는 날에 삶아낸 돼지고기와 방금 담근 겉절이로 보쌈을 만들어 소박한 동네잔치를 이어가던 나눔의 정도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 우리의 한해 행사와도 같았던 김장하는 날도 이제 사라져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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