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위해 집을 나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아파트 길입니다. 단지 내에 나무들이 똑같은 원형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있는 자연스러운 나무 형태가 좋을 텐데라고 지날 때마다 생각합니다. 둥근원형, 각은 조각품처럼 너무 투명하고 정확한 갈림이라 왠지 보기에도 부자연스럽고 친근감이 가질 않습니다,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적인 것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개인 생각입니다.
어젯밤에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오늘도 계속해서 비가 내릴 줄 알았는데 화창한 날을 선사합니다. 어젯밤에는 캐나다 생활 중에 처음으로 방 안에서 빗소리를 들은 듯합니다. 정말 경이로운 일이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당연히 비가 오면 방안에 빗소리가 들리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빗소리를 방안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캐나다의 비는 예전에는 가랑비 수준이었습니다. 웬만한 비는 우산 없이 걸었는데 언제부턴가 소나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하면서 가랑비를 만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나무에 달려있는 것들, 버섯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생긴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제일 먼저 독버섯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겨납니다. 버섯의 모양이 마치 산타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독버섯은 원래 아름답다고 합니다. 버섯만이 가지고 있는 생존의 법칙임에는 틀림없는 듯합니다.
산책로에서 옆집 사는 린다를 만났습니다. 리다와는 저번주 산책길에서 오랜만에 반갑게 인사하고 이번이 두 번째 우연히 산책로에서 만났습니다. 저번주에는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한동안 많은 시간을 비웠기에 제일 궁금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강아지의 안부를 물어왔습니다. 강아지는 아들과 독립한 지 일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새삼스럽게 강아지의 안부를 물어 왔습니다 ㅎ, 이웃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다는 문화적인 이유일수도 있습니다.
산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산타가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마치 방금 하늘에서 내려앉은 듯한 산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 놀았으니 하루가 괜찮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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