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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일상4

팔을 감싸 안은 노년의 뒷모습, 그 따뜻함에 잠시 멈춰섰다 팔을 감싸 안은 노년의 뒷모습, 그 따뜻함에 잠시 멈춰섰다하루가 단비처럼 내린다. 밖을 나서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풍경들이 사연처럼 다가오고, 걷다 보면 보이는 것들을 흘려보낼 수 없는 순간이 이야기가 된다.집에서 나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차도가 나온다. 차도 건너편으로는 호수공원이 펼쳐진다. 차도를 건널 때 신호등 기둥에 붙은 버튼을 누르면, 남자의 거친 목소리로 "Wait"이라는 안내음이 울린다. 누르자마자 파란 불이 켜진다. 4차선 도로에 제법 통행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행자를 먼저 배려하는 문화가 느껴진다.공원 입구와 마주한 곳에는 주차장이 있다. 차량만큼이나 사람들이 공원을 걷고 있다. 오후의 어정쩡한 시간대라 그런지 주차장은 한산한 편이다.아내와 함께 숲길을 지나 호수공원을 두 바퀴.. 2025. 4. 26.

팔에 남은 캐나다의 상처, 꿰맨 살보다 깊은 마음의 흔적이었다 팔에 남은 캐나다의 상처, 꿰맨 살보다 깊은 마음의 흔적이었다11일 전, 팔에 상처를 입고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의자에서 떨어지며 유리와 강하게 부딪힌 탓인지 아직도 팔 뒤꿈치에는 타박상이 남아 있다. 다행히 봉합 부위는 잘 아물고 있지만, 매일 붕대를 풀고 연고를 바를 때마다 꿰맨 자국을 보면 ‘조금 더 정성스럽게 꿰맬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든다.아침마다 아내가 붕대를 감아주면서 말한다.“좀 예쁘게 꿰매주지, 어찌 저렇게 무식하게 보일 정도로 살을 꾸몄는지 모르겠네요.” 오늘 아침, 아내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에서는 봉합이 필요한 상처는 외과보다는 성형외과에 가서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성형외과는 단순히 상처를 봉합하는 것을 넘어, 흉터를 최소화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데.. 2025. 4. 25.

4월을 질투하는 사람들, 찬란한 순간 앞에서 우리가 멈춰서는 이유 4월을 질투하는 사람들, 찬란한 순간 앞에서 우리가 멈춰서는 이유4윌의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찰나의 순간이라도 붙잡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맑은 날이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빛나 보인다. 하늘빛은 투명하고, 햇살은 따스하다. 꽃이 피어나고, 스쳐 가는 한 줌의 바람마저도 거칠지 않고 부드러워, 마치 고운 실크가 피부를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집 앞을 나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건 벚꽃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온몸을 감싸듯 쏟아져 내릴 때, 마치 벚꽃의 세례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비가 잦은 '레인쿠버'라 불리는 캐나다 밴쿠버도, 4월만큼은 예외다. 유독 이 계절의 하늘은 맑고 청명하며, 어디를 보아도 투명한 빛으로 가득하.. 2025. 4. 22.

야외에서 가볍게 먹는 라면 한 그릇에도 기억이 스며든다는 걸 새삼 느낀다 야외에서 가볍게 먹는 라면 한 그릇에도 기억이 스며든다는 걸 새삼 느낀다비 오는 날은 마음이 조금 느슨해진다. 흙내음 섞인 공기, 젖은 나뭇잎 사이로 흐르는 빗물, 그리고 그런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느린 시간. 그런 하루, 우리는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이 주는 소박한 위로를 떠올렸다. "비 오는 날 라면"이라는 익숙한 조합이 낯선 이국의 풍경 속에서 마주한 소호한 행복은 다시금 특별해졌다. 며칠 동안 이어지던 화창한 봄 날씨가 다시 비로 바뀌었다. 핸드폰엔 일주일 내내 비 예보가 떠 있고, 회색 구름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하지만 밴쿠버의 봄이 원래 그런 걸 알기에, 이제는 비 소식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 다만 아쉬움은 남는다. 좋은 계절에 누릴 수 있는 자연의 혜택이 조금 덜어지는 듯한 느낌 때문..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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