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더욱 실감한 한국과의 차이 ,캐나다 의료 시스템에 적응해가기

아플 때 더욱 실감한 한국과의 차이 , 캐나다 의료 시스템에 적응해가기

살다 보면 아플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곳, 캐나다에 오고 나서야 ‘아프다’는 말이 단순한 몸의 이상이 아닌, 생활 전체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감기 하나에도 바로 동네 병원에 들러 진료받고 약을 처방받는 게 일상이었다. 예약 없이도 10분 안에 진료를 마치고, 큰 부담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모든 것이 달랐다.
‘그냥 병원에 간다’는 게 통하지 않았다.

가정의 등록부터 시작해야 하는 시스템

캐나다 의료 시스템은 가정의(family doctor) 중심이다. 병이 생기면 먼저 등록된 가정의를 찾아가고, 필요에 따라 그가 전문의를 ‘소개’해야만 진료가 이어진다.

문제는 이 가정의 등록부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진료 인원이 정해져 있어, 자리가 없으면 기다려야 하고, 경우에 따라 30분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안내받기도 한다.

아픈데, 왜 병원부터 갈 수 없는가

몸이 아파도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다는 것. 처음엔 참으로 당황스럽고 불안했다.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병원이라는 공간이 ‘기다림’과 ‘제약’으로 다가온다는 건 이민자로서 느끼는 가장 큰 벽이었다.

전문의 예약은 수개월 후?

몸이 아파도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다는 것. 처음엔 참으로 당황스럽고 불안했다.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병원이라는 공간이 ‘기다림’과 ‘제약’으로 다가온다는 건 이민자로서 느끼는 가장 큰 벽이었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은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다.속도보다는 안정, 선택보다는 관리.이곳의 시스템에 완전히 익숙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두 차례의 응급실 방문이 있었지만, 새벽 시간대라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그러나 응급실의 대기 시간이 수시간씩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은 터라, 언제 아플지 모른다는 불안은 늘 마음 한구석을 짓눌렀다.

불편함과 짜증에서 수용으로

초기에는 짜증도 났고, 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나’
이민을 후회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살기로 선택한 이상, 결국 적응이 해답이다.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이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하면 나를 잘 지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적응이란,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

병원에 바로 가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아프지 않기 위한 습관’에 관심이 생겼다.식습관, 운동, 정기적인 자기 관리.물론 “아프지 않으면 되지”라는 말이 어쩌면 위로인지 회피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것이 나의 방식이 되어버렸다.

불만을 넘어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캐나다 의료 시스템은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다.속도보다는 안정, 선택보다는 관리.이곳의 시스템에 완전히 익숙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마무리하며
처음엔 왜 이리 불편한가 싶었던 이 시스템이, 지금은 삶의 한 방식으로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아픔과 회복 사이, 나는 또 하나의 적응을 해나가는 중이다.